[강대호 칼럼니스트]장례를 치르고 여러 날이 지났지만, SNS에는 여전히 김민기에 대한 애도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글들의 행간을 살펴보면 가까운 지인의 죽음을 맞이한 듯한 소회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김민기와 별다른 친분이 있었던 건 아닌 듯하다. 다만 그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를 듣고 부르며 청춘을 보내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필자도 김민기를 만난 적 없지만, 그에게 영향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 초반 중학생이던 내가 교회 선배에게 통기타를 배울 때 교재로 쓰인 게 서울대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동아리 ‘메아리’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집이었다. 기타 코드 진행을 익히기에 좋은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들이 실려있었는데 김민기가 만든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가 특히 그랬다.

그런데 중학생 시절에는 이 책에 실린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들의 의미를 몰랐었다. 그저 기타가 손에 익어가는 게 즐거울 따름이었다. 머리가 조금은 굵어진 고등학생 시절에야 이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들이 들려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어렴풋이 다가왔다. 그리고 나도 이런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게 했다.

은유와 상징의 노랫말과 이에 딱 어울리는 선율

고등학생 시절 필자는 멜로디가 예뻐야 좋은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예쁜 선율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코드 진행이 아름다워야 하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좋은 노랫말이 있어야 아름다운 코드 진행과 예쁜 멜로디를 완성케 하는 것도 알게 됐다.

김민기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가 그랬는데 특히 ‘작은 연못’이 고등학생이었던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은 연못’은 우선 노랫말이 매우 상징적이고도 은유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깊은 산 오솔길에 작은 연못이 있는데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지만, 한때 이 연못에 예쁜 붕어 두 마리가 살고 있었다는 노랫말은 고등학생인 필자가 보기에도 한반도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이어지는 노랫말은 더욱더 상징적이다. 어느 날 붕어 두 마리가 서로 싸워 한 마리가 물 위에 떠 오르게 되고 살이 썩어들어가며 물도 함께 썩어들어가 연못에서 아무도 살 수 없게 되었다는. 다분히 한국전쟁과 정전 후 남북 간의 극한 대립을 이야기하는 걸로 다가왔다.

이런 가사 때문에 ‘작은 연못’은 1970년대에 금지곡이 되었다. 물론 다양하게 해석될 수도 있는 노랫말이었다. 남북 간 갈등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남한의 독재 정권과 이를 떠받치는 하수인들의 암투로 해석할 수도 있었다.

사실 김민기의 대표작 ‘아침이슬’ 역시 가사가 불온하다며 금지곡으로 지정되었었다. 그런데 이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는 노랫말이 아름답다며 1971년에 ‘서울시 문화상’을 받기도 했었다. 이 땅에 모순적인 일들이 벌어지던 시대였다.

한편, 고등학생 시절 필자가 ‘작은 연못’에 꽂힌 가장 큰 이유는 코드 진행에 있었다. 정확히는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 전반부에서 중간 부분으로 넘어갈 때의 조바꿈이었다. 장조에서 단조로 바뀌는.

음악에서 장조는 보통 경쾌한 느낌을, 단조는 다소 슬프거나 비장한 느낌을 준다.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는 ‘작은 연못’에서 이러한 화성학적 특성을 이용했다. 앞부분의 도입을 장조로 경쾌하게 시작해 중간 부분에서 단조로 다소 비장한 느낌으로 바뀌는 변화를 꾀했다.

노랫말이 충격적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 화성까지 파격적인 진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노랫말의 서사와 코드 진행이, 즉 조바꿈이 절묘하게 어울렸다. ‘작은 연못’이 만들어진 1970년대 초반 한국 대중음악 스타일을 생각한다면 무척이나 혁명적인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였다. 내용에서나 형식에서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운동에 남긴 뚜렷한 흔적

고등학생 시절 필자는 음악대학 작곡과 진학을 꿈꿨었다. 현대음악 작곡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한편 김민기처럼 좋은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를 만들고도 싶었다.

80년대 중반 음악대학 작곡과에 입학한 필자는 본능적으로 학교 내외부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패와 접점이 많아졌다. 그곳에서 김민기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는 교보재이면서 한편으로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운동 측면에서 그랬다는 의미다.

관점에 따라 다른 분석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당시 민주화운동은 소수 활동가가 끌어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중운동으로 확장을 꾀하던 시기였다. 그런 면에서 김민기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는 위력적이었다. 많은 이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침이슬’이 그랬다.

1987년 6월항쟁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많이 불렸지만,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건 ‘아침이슬’이었다. 당시 시위의 주력이었던 넥타이부대가, 즉 직장인들이 학창 시절에 쉬쉬하며 듣고 부르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를 목청껏 불렀던 것.

이후 ‘아침이슬’은 대학생이나 노동자는 물론 시위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집회 현장에서 사랑받는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가 되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 때도, 2016년 국정 농단 촛불 시위 때도 ‘아침이슬’이 흘러나왔다.

한국인들은 김민기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를,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를 통한 저항으로, 즉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운동’의 상징으로 여겼다.

하지만 현장 투쟁과 노랫말의 사실주의를 중시하는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운동 진영에서 김민기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는 한계가 있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분명 그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는 한국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운동 역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지만, 지식인의 고뇌를 추상적으로 그려냈다는 지적이 있는 것.

하지만 이런 면이 오히려 1970년대와 80년대를 살아온 시민들의 마음을 울리게 하지 않았을까. 사실을 사실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상징적이고도 은유적인 노랫말에 아름다운 선율을 입힌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들은 많은 이의 공감을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만큼 많이 불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김민기와 그의 음악을 또 다른 관점에서 비판하는 이들을 SNS에서 발견할 수 있다. 좌파에 힘을 실어준 불온한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들이고 이를 만든 사람이라는 것이다. 같은 취지와 논리의 글이 여기저기서 보이는 걸 보면 누군가 빅마우스가 그렇게 이야기한 걸 마치 자기 의견인 양 옮긴 듯 보인다.

이런 취지의 주장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김민기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는 불편하다’라는 의미가 아닐까. 사람들이 많이 불러서 불편하고, 자신들의 아픈 구석을 더욱 헤집어 놓아서 불편하다는.

그러고 보면 김민기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는 누군가를 두렵게 만들어 왔다. 즉, 그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는 무기였다. 언젠가 광장이 다시 열리고 촛불을 또 켜야 하는 날이 온다면 김민기의 슬롯사이트 볼트 추천가 또다시 울려 퍼질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