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일본 2·3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와 온라인 슬롯이 합병을 추진한다. 실제로 합병이 성사되면 판매량 기준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세계 3위로 도약한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혼다와 온라인 슬롯은 경영 통합을 위해 지주회사를 설립해 양사가 그 산하에 들어가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양사는 이른 시일 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주회사 통합 비율 등 세부 사항을 마무리한다.

지난해 자동차그룹별 신차 판매량을 보면 도요타가 1123만대로 1위다. 그 뒤를 폴크스바겐(923만대)과 현대차그룹(730만대)이 각각 2위와 3위로 잇고 있다. 혼다는 398만대로 7위, 온라인 슬롯은 337만대로 8위다. 양사의 판매량을 합치면 735만대로 현대차그룹보다 약 5만대 앞선다.

두 회사는 온라인 슬롯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까지 합류하는 방안도 염두하고 있다. 향후 두 회사가 합병된 후 미쓰비시가 합병 지주사에 편입되고 나아가 얼라이언스로 묶인 프랑스의 르노까지 합류하면 이들 4개사의 연간 통합 판매량은 폴크스바겐을 넘어 글로벌 2위로 뛰어 오른다.

온라인 슬롯과 혼다 합병이 시장에 미칠 요인을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혼다와 온라인 슬롯 합병이 일본 자동차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은?

혼다와 온라인 슬롯의 합병은 일본 자동차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양사의 통합은 일본 내 자동차 업계가 도요타와 합병 혼다-온라인 슬롯 두 개의 주요 자동차 그룹으로 나뉘게 되는 시발점이 된다. 이는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 혼다와 온라인 슬롯은 각각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합병을 통해 기술적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혼다의 경우 전기차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인 만큼 온라인 슬롯과의 협력이 이를 해결하는 방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통합이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건 아니다. 온라인 슬롯이 최근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혼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온라인 슬롯의 연간 생산능력은 2020년 700만대였으나 현재 50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이 여파로 지난달 7일 열린 결산보고회에서 우치다 마코토 온라인 슬롯 사장은 세계 생산능력 20%와 직원 9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직원 9000명은 온라인 슬롯 세계 직원 수 13만명의 7%에 해당한다.

또 온라인 슬롯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사가 보유한 미쓰비시자동차 주식 10%를 미쓰비시자동차에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정비를 약 3000억엔(약 2조7000억원) 줄인다는 게 온라인 슬롯 측의 설명이다. 온라인 슬롯은 현재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가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4~9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줄어든 192억엔(약1700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Q2.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혼다와 온라인 슬롯이 펼칠 전략은?

혼다와 온라인 슬롯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지 주목된다. 현재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술 협력 및 연구 개발 강화다. 양사는 각자의 강점을 살려 전기차 배터리 기술, 모터 성능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 비용을 줄이고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둘째, 플랫폼 공유다. 혼다와 온라인 슬롯은 전기차 플랫폼을 통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모델을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제조 공정을 간소화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의 통합이다. 양사는 서로의 판매 네트워크와 마케팅 전략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에 보다 효과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 특히 중국과 유럽 등 전기차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 등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차량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앞서나가면서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온라인 슬롯과 혼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끝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 개발이다. 혼다와 온라인 슬롯은 전기차 이외에도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활용한 충전 인프라 구축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개발에 투자함으로써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고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전략은 혼다와 온라인 슬롯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윈-윈' 관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Q3.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글로벌 온라인 슬롯 미치는 영향은?

혼다와 온라인 슬롯의 합병 논의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여러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양사가 통합함으로써 세계 3위의 자동차 기업이 탄행하게 되면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경쟁 업체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 구도에 칙면한다. 특히 혼다와 온라인 슬롯은 각각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이들의 결합은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다른 제조사들이 전기차 및 친환경 차량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온라인 슬롯 업계가 두 개의 주요 그룹으로 양분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영향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일본 내수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아시아 및 글로벌 온라인 슬롯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각국 정부의 정책이나 규제에도 반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온라인 슬롯과 혼다가 통합하면 연구개발 비용을 절약하고 판매망을 공유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용 절감을 통해 더욱 상품성 있는 차종을 출시하게 된다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에 강력한 경쟁 상대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하이브리드차 성장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온라인 슬롯가 하이브리드차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