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사이트](/news/photo/202410/106652_77214_3932.png)
[강대호 칼럼니스트]실사로 구현된 웹툰 캐릭터들.
tvN 드라마 <슬롯사이트사이트 첫 화와 두 번째 화를 감상한 소감이다. 지난 12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슬롯사이트사이트의 원작은 웹툰 ‘슬롯사이트사이트’다. 등장인물의 변화가 있지만 주역 대부분과 배경 설정은 웹툰 그대로다.
다른 지점이 있다면, 웹툰은 소리를 상상하며 눈으로만 감상해야 했는데 슬롯사이트사이트는 시각뿐 아니라 청각까지 즐길 수 있는 입체적 작품이 되었다는 점이다.
여성 국극의 매력을 부활시킨 ‘슬롯사이트사이트’
드라마 <슬롯사이트사이트는 여성 국극이 소재다. 국극은 판소리를 바탕으로 만든 창극이다. 판소리는 가창자 혼자 모든 배역과 해설을 맡지만, 창극은 이를 캐릭터별로 나누어 여러 사람이 맡는다. 다만 여성 국극은 모든 배역을 여성이 도맡는다. 남자 배역까지. 드라마에선 ‘남역’이라 표현했다.
지난 1화에서 슬롯사이트사이트 무대가 펼쳐졌다. 무대 미술은 1956년이 드라마 배경임을 암시하듯 복고풍 도구를 사용해 당시 분위기를 자아냈고, 무대에 오른 슬롯사이트사이트 배우를 연기하는 등장인물들은 연기와 소리 그리고 무용으로 슬롯사이트사이트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국극 소재이니만큼 <슬롯사이트사이트에는 판소리나 남도민요의 유명한 대목이 자주 흘러나온다. 주인공인 ‘윤정년(김태리 분)’은 지난 1화와 2화에서 ‘남원산성(남도민요)’, ‘갈까부다(춘향전)’, ‘추월만정(심청전)’ 등을 불렀는데 시청자들에게 한국 전통 소리의 매력을 전달한 극적 장치였다.
포털의 실시간 대화창은 폭발했다. 웹툰에선 활자로만 나오는 창을 머리로만 상상해야 했는데 귀로 들으니 좋았다는 취지의 글이 많았다.
케이팝신(K-Pop Scene)을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든다는 평도 있었다. 슬롯사이트사이트 공연이 열린 극장에 모인 열성적인 관객들은 오늘날 아이돌 팬덤을 보는 듯했다. 일부 관객은 응원 문구를 쓴 광목천을 흔들기도 했다.
극장 앞에서 슬롯사이트사이트 배우들의 사진첩을 파는 모습은 오늘날 아이돌 굿즈 판매가 활성화된 모습을 떠오르게 했고, 슬롯사이트사이트단 숙소 앞에 진을 친 팬들은 오늘날 아이돌 기획사 앞에 모여든 팬덤을 연상하게 했다.
무엇보다 드라마 속 매란국극단 연구생 선발 장면은 오늘날 아이돌 연습생을 뽑는 세태와 겹쳐 보였다. <슬롯사이트사이트에서 매란국극단 연구생 박초록 역을 맡은 오마이걸의 ‘승희’는 실제 연습생 시절은 물론 아이돌 활동기와 비슷한 면이 많다고 메이킹 영상 등에서 말했다.
살아 숨 쉬는 캐릭터의 슬롯사이트사이트
웹툰 ‘슬롯사이트사이트’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은 아마도 ‘가상 캐스팅’에도 관심 많았을 것이다. 다양한 배우가 오른 가상 캐스팅 리스트에서 이 캐릭터만은 의견이 일치했다. 슬롯사이트사이트 역의 김태리.
그러고 보면, 웹툰 속 슬롯사이트사이트는 왠지 김태리를 닮은 듯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웹툰 작가는 영화 <아가씨에서 김태리가 연기한 숙희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했다. 짧은 머리에 햇볕에 탄 피부의 슬롯사이트사이트로 분한 김태리는 대중이 생각하는 슬롯사이트사이트라는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슬롯사이트사이트의 라이벌 허영서 역의 신예은도 찰떡 캐스팅이라는 평이다. 극 중 판소리 천재로 나오는데 흉내 내는 게 아닌 실제 판소리를 배우며 노력한 티가 나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실시간 대화창에선 영서의 방자 역할을 연기한 장면이 특히 화제였다. 방자 역할을 맡은 슬롯사이트사이트의 부족함을 힐난하며 자신이 직접 시범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몽룡 역할을 하다가 갑자기 방자로 변신한 그 신은 2화의 압권이었다. 웹툰 ‘슬롯사이트사이트’ 작가는 이 장면에서 영서가 얼굴을 갈아 끼우는 느낌이 들었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매란국극단에서 공주 역할을 도맡는 서혜랑 역의 김윤혜는 무대 밖에서도 공주님 같다. 드라마 <별똥별에서 태권도선수 출신 연예인 매니저 역할을 맡았을 때 짧은 머리의 중성적인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슬롯사이트사이트를 보니 공주님 그 자체였다. 찰랑거리는 기다란 웨이브 머리에 한복과 양장 모두 잘 어울리는.
무엇보다 정은채 배우의 새로운 발견이다. 그녀는 여성스러운 역할을 주로 맡아 왔었다. 슬롯사이트사이트 <안나에서처럼 세련되고 도도한 도회적 여인은 물론 <파친코에서 양반가 출신이지만 시대의 어려움에 부닥치며 적응해 가는 여인을 인상적으로 연기했다. 고구려를 다룬 영화 <안시성에서도 역사의 갈림길에서 한 길을 선택해야 한 여사제를 연기했다.
그런 정은채는 <슬롯사이트사이트에서 매란국극단에서 왕자 역할을 도맡는 문옥경으로 분했다. 그런 옥경은 무대 위에서건 무대 밖에서건 남자 복색을 한다. 캐릭터에 충실한 인물로 나오는 것. 그런데 너무 잘 어울린다. 무대 위에서는 왕자님 그 자체이고 무대 밖에서도 왕자님 같다.
드라마 <슬롯사이트사이트에 팬덤이 생긴다면 아마도 문옥경 팬덤이 큰 지분을 차지할 것이다. 실제로 여성 국극이 인기 있던 시절에 남역 배우가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국극과는 크게 다르지만, 여성 배우만 등장하는 무대극이라는 공통점에서 일본의 ‘다카라즈카’ 가극도 남자 역할을 맡는 배우들의 인기가 더 많다고.
![슬롯사이트사이트](/news/photo/202410/106652_77216_4233.jpg)
슬롯사이트사이트으로 풀어가는 여성 성장의 서사
드라마 <슬롯사이트사이트의 주 시대적 배경은 1956년경이다. 이 시기 여성 국극의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그 인기를 보여주는 드라마 속 장면은 설정이 아니라 실제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지만 옥경은 머지않은 미래에 영화 등 신문물로 슬롯사이트사이트이 받았던 인기가 넘어갈지 모른다고 예상한다. 이는 사실이다. 1960년 2월 동아일보에 실린 ‘재건 모색하는 슬롯사이트사이트’이라는 기사에서 슬롯사이트사이트이 ‘지난 이삼 년 동안 소멸해 갔다’고 표현했다. 군소 단체가 난무해 공연이 질적으로 떨어졌다는 늬앙스를 풍긴다.
아무튼, 국극은 1950년대 말을 기점으로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렇게 예정된 쇠퇴를 <슬롯사이트사이트 속 등장인물들은 어떻게 극복해 가는지가 앞으로 드라마가 풀어나갈 서사일 것이다. 물론 원작 웹툰을 완독한 이들은 앞으로의 흐름을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드라마 <슬롯사이트사이트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지점이 많다. 소리와 무용 등 한국 문화를 서사에 녹여내었는데 이는 이야기를 흡입력 있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 또한 웹툰에서 빠져나온 듯한 캐릭터의 배우들은 아마도 커다란 팬덤을 이루지 않을까.
무엇보다 한국전쟁 후의 혼란스러운 시절을 여성 슬롯사이트사이트으로 헤쳐 간 슬롯사이트사이트 배우들과 그런 무대와 배우를 사랑한 대중들을 그려내는 서사는 사뭇 상징적이다. 재능 있는 여성이 시대와 부닥치며 꿈을 접어야 하거나 혹은 이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지금 한국의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는 점에서 그렇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