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연합 "최윤범 회장 경영권 방어 위한 꼼수"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내년 1월23일로 예정된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슬롯 머신 게임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주장하는 반면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꼼수'라고 맞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25일 입장문에서 "다른 기업들의 수많은 선례를 보면 정관 변경을 전제로 한 주주 제안은 아무런 법적 문제나 하자 없이 실제 주총에서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7년 6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은 그 결의가 있는 때에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상장 회사가 정관에 집중투표를 배제하고 있는 경우에도 주주가 회사에 슬롯 머신 게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제안하는 것은 상법상 적법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고려아연 측은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이 가결되는 것을 조건으로 변경된 정관에 따른 주주제안을 사저너에 하는 내용의 조건부 집중투표 역시 합법적이며 적법하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슬롯 머신 게임은 가결을 전제로 한 조건부 안건이 주총에서 상정된 선례로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2021년 3월 한진칼 정기주총, 2018년 11월 삼부토건 임시주총 등을 꼽았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23일 예정된 임시주총 안건으로 이사회 이사 수를 19명으로 제한하는 안과 슬롯 머신 게임 도입안을 확정했다.
슬롯 머신 게임는 이사 선임 시 1주당 이사의 수만큼의 의결권을 각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10명의 이사를 선임한다면 주식 1주당 10개의 의결권이 부여된다. 이 의결권을 특정 이사 후보 1명에게 몰아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최대주주보다는 소수주주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평가다.
영풍·MBK연합이 의결권 기준 과반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영풍·MBK연합은 슬롯 머신 게임가 임시주총으로 상정되자 "소수주주 보호 방안을 최윤범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용으로 악용하려는 꼼수"라면서 "겉으로는 주주 보호를 운운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본인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제도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유미개발(최씨 일가 지분율 88%)이 슬롯 머신 게임를 제안한 것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미 고려아연 정관에 슬롯 머신 게임를 배제하는 규정이 명시돼 있는 데다 상법 제542조에 집중투표를 통한 이사 선임은 주총일 6주 전에 안건을 청구해야 한다는 조항에 어긋난다는 게 이유다.
슬롯 머신 게임 측은 이런 반박에 대해 "상법상 총회일로부터 6주 전에 주주제안이 제출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회사가 총회를 준비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기 위함"이라면서 "유미개발의 주주제안 역시 상법상 규정에 부합하는 임시주총 개최 6주 전인 지난 10일에 통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재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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